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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아이들 입맛

by 한종호 2021. 5. 5.

 


달래, 냉이, 언개잎, 두릅, 제피잎, 쑥 털털이
쓴 나물 입에도 대지 않으려는 우리 아이들
치킨, 피자, 떡볶이에 자꾸만 봄이 밀려난다

올해도 아이들의 몸 속에 봄을 심지 못해서 큰일이다
이 아이들이 커서 맞이하는 봄은 무슨 맛일까

내 어린 시절 뒷동산에서 뛰놀다
심심해서 꺽어 먹던 배추 꽃대 맛은 지금도 푸른데

아이들 고사리손으로 캐온 쑥을 모아서
쑥 털털이 해서 나눠 먹던 마을 아주머니들은 고향

어린 몸에다 봄을 심을 수 있었던 가난이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인 줄을 두고두고 곱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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