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철 씨가 있다. 우리교인이다.
더없이 순하고 착하다. 그 마음을 말이 못 따를 뿐이다.
서른이 넘었지만 아직 장가 못 갔다. 못 갈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봄, 가을 짐을 져 나르는 일이다. 사람들은 그럴 때 그를 필요로 한다.
봄에는 거름을, 가을에는 볏가마니를, 야윈 몸에 무거운 짐 지고 새벽부터 어둠까지 품을 팔지만 안으로 자라는 약함의 뿌리는 보이질 않고, 염두에 둘 여유도 없다. 그렇게 살아왔고 또 살아갈 것이다.
봉헌 예배 땐 땔감 하라고 나무 한 짐 지게에 져 내려온 광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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