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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숨 그리고 숨쉼

by 한종호 2021. 7. 18.

 

숨을 쉰다
숨을 쉰다

숨은 쉬는 일
숨은 쉼이 된다

너무 빨라지지 않도록
너무 가빠지지 않도록

숨으로 고삐를 매어
몸과 마음의 황소를 길들이는 일

숨을 쉬는 순간마다
숨은 쉼이 되는 일

숨은 몸에게 쉼을 준다
성성적적(惺惺寂寂)

깨어서 숨을 바라보는 일이 
오늘 하루 나의 주업무

나머지 몸을 위해 먹고 사는 모든 일은 
어디까지나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업일 뿐

숨이 거칠어지지 않도록
숨이 중용을 잃지 않도록

숨을 쉬는 일
숨은 쉼을 준다

영혼의 탯줄인 숨줄에 매어 
순간과 순간을 새롭게 살아간다

고요한 숨은 우리의 본래면목
숨은 우리의 하느님

숨을 쉰다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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