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함과 괴로움과 두려움.
언제부터인지 그런 감정들이 서로 뒤섞여 가슴 한쪽 거친 똬리를 틀고 신기하게 날 거기 잡아넣는다. 애써 아닌 척 하지만 그걸 느낄 때마다 가슴이 눌린다.
함께 사는 이들의 속살 보듯 뻔히 뵈는 아픔, 설움, 거짓을 두고 난 그저 무력할 뿐.
그게 두려워 괴로워 모른 척 하고.
또한 바람처럼 쉽게 헐값으로 회자되기도 하는 가벼움.
정말 내 삶은 어디에 소용 닿는 것인지.
견딘다는 건 무모한 명분 아닌지.
-<얘기마을> 19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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