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놀이방> 아이들이 1일 캠프를 다녀오게 되었다. 동부선교원 어린이들이 캠프를 가는데 같이 가기로 했다. 이숙희 선생님의 배려였다.
저 어린 것들을 보낼 수 있을까. 놀이방 엄마들은 걱정을 하면서도 하룻밤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의 대견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도 했다.
소리와 규민이도 마찬가지였다. 울지나 않을는지, 대소변은 제대로 가릴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떠나기 전날 짐을 꾸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녀석들의 마음가짐을 도와준다.
“엄마 아빠 보고 싶다고 울고 보채는 거 아냐?”
슬쩍 말을 돌렸더니 뭔가 생각난 듯 소리가 대답했다.
“이러면 되겠다. 엄마 아빠 옷 중에서 안 입는 옷을 하나씩 가져가는 거야. 엄마 아빠가 보고 싶으면 옷을 꺼내 보면 되잖아. 잠 잘 때도 옷을 만지면서 자면 되고.”
엉뚱한 딸의 대답에 웃고 말았지만, 웃음 뒤 왜 울컥 눈물 한 줌 지나는 것인지.
그런 게 식구였던 것인지.
<얘기마을> 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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