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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하루에 한 걸음 한 마음

생각은 그림자, 마음이 실체

by 한종호 2021. 9. 11.



대상과 마주하는 찰라 거울에 비친 듯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한 마음이 있습니다. 곧이어 생각이 그림자처럼 뒤따릅니다. 종종 그 생각은 마음을 지우는 지우개가 됩니다.

매 순간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는, 그림자가 된 생각에게 맨 첫마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무의식 또는 비몽사몽, 명상이나 기도의 순간에 대상과 마주하는 바로 그 순간과 동시에 마음 거울에 비친, 떠오른 그 첫마음이 바로 우리의 본성 즉 본래 마음에 가깝습니다.

곧이어 뒤따르는 의식화된 생각은 단지 본래 마음의 그림자인 것입니다. 실체는 마음입니다. 한 생각을 일으켜 이루어 놓은 이 세상은 마음의 그림자 곧 허상일 뿐입니다.

그 옛날 눈에 보이는 세상이 다인 줄 알았던 사람들에게, 석가모니와 예수가 손가락으로 끊임없이 가리키며 보여준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있는 마음입니다. 성인들은 우리 안에 있는 마음이 실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불경과 성경은 끊임없이 그 사실을 저에게 상기 시켜주고 있습니다. 

저에게 시를 쓰는 일은 그림자인 생각과 미명을 걷어내고 실체인 본래 마음을 포착하는 일과 비슷합니다.

그 본래의 마음을 진선미 즉 진리와 선함과 아름다움이라는 체에 걸러서 알맞는 말의 옷을 찾아서 입혀 주면 그대로 시가 됩니다. 

매일 아침이면 빛이 있으라. 이 땅과 바다에서 해가 뜨는 것과 같이 아니 그보다 먼저 우리들 가슴마다 공평하게 주신 마음에 빛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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