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잎 구멍 사이로

 



초저녁 노을빛을 닮아가는 가을잎
겹겹이 구멍 사이로 하늘이 눈부시다

흙으로 돌아가려는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으려는 듯
한결 느긋해진 한낮의 바람에 기대어 숨을 고른다

발아래 드리운 
잎 그림자와 빛 그림자를 번갈아 보다가

어느 것이 허상인 지 
어느 것이 실체인 지

사유의 벽을 넘나들다가
겹겹이 내 마음의 벽도 허물어진다

허물어져 뚫린 구멍 사이로
하늘이 들어찬다

'신동숙의 글밭 > 시노래 한 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른잎 하나  (0) 2021.11.09
한 폭의 땅  (0) 2021.11.08
가을잎 구멍 사이로  (0) 2021.11.01
시월의 기와 단장  (0) 2021.10.26
목수의 소맷자락  (0) 2021.10.21
  (0) 2021.10.14
post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