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엄마 아빠가 결혼한 날이다.”
결혼한 지 4년째를 맞는 날, 저녁을 먹으며 아내가 소리에게 말했습니다. 4년의 세월을 두고 식구가 둘 는 게 신기합니다.
“엄마 아빠 결혼할 때 소리는 어디 있었니?”
다시 묻자 소리가 엉뚱한 대답을 합니다.
“응, 규민이랑 집에서 놀구 있었어.”
생겨나지도 않았을 녀석이 집에서 동생이랑 놀고 있었다니, 그러나 그 얘기는 아이만이 할 수 있는 뜻 깊은 얘기였습니다.
소리의 대답이 전혀 엉뚱한 얘기만이 아님을 두고두고 그윽하게 깨닫습니다. 하늘의 배려는 우리들의 만남 먼 이전부터 있었던 것입니다.
-<얘기마을>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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