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39)
그리스도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그리스도가 몸소 내 안에서 육신이 되지 않고,
그래서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 되지 못한다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을 위해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고 한들
그것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성탄절은 기쁜 날이다. 하나님이 육신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신 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분의 이름을 그리스도라 부른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이 아들의 몸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셨다는 것을 알기만 한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의 몸을 통해 당신이 태어나시기를 바란다. 우리의 영혼은 생래적으로 그런 놀라운 ‘생식력’을 품고 있다고 한다. 엑카르트는 단언한다.
“피조물 중에서 영혼만이 그런 생식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탄의 의미는 단지 하나님이 인간 예수의 몸을 입고 오신 그리스도의 생일을 축하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12월 25일, 그 한 날만을 기억하고 축하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우리가 하나님을 낳는 출산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다면,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로 태어나지 않는다면, 성탄의 깊은 뜻을 제대로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는 본래부터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우리 또한 은혜를 통해서 된 하나님의 아들이다.
“아버지께서 얼마나 큰 은혜를 우리에게 베푸셨는지 보시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으니, 과연 그분의 자녀들입니다.”(요한일서 3:1)
고진하/시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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