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듯한 지팡이 지녔다 해도…
바닥까지 말라버린 개울가에
주저앉아 울어본 적 없다면
고단한 길 끝에 만난 풀밭 위를
마음껏 뒹굴러 본 적 없다면
서로 몸을 기대 단잠을 자는 모습을 보며
웃어 본 적 없다면
류연복 판화
어둠을 가르는 별똥별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폭풍우 속 길 잃은 한 마리 양의
울음소리 듣지 못한다면
사나운 짐승과 싸우느라 생긴
상처 보이지 않는다면
목자 아니다
그럴듯한 지팡이 지녔다 해도
한희철/동화작가, 성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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