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파토스
예레미야서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하나님의 부서지고 상한 마음, 분노와 실망, 쓰러지고 넘어지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좌절감과 이스라엘의 회개에 강렬한 열망이 오케스트라처럼 조율되는 책이다.
김기석 목사의 ‘예레미야 산책’은 당신의 신부이자 언약백성 이스라엘의 배반과 변심에 당혹해하시는 하나님의 상처 입은 내면을 탐조하는 데 주력한다. 이 책은 전통적인 주석이나 강해서 형식을 취하지는 않았으나 모든 장들이 예레미야서의 핵심 메시지로 독자들을 이끌어가며 하나님의 마음에 공감하도록 도와준다. 주제별 본문 강해는 본문의 의미를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각 단원의 마지막에 배치된 17개의 메시지는 예레미야서 본문에 내장된 하나님의 신적 복합 감정인 파토스를 더욱 현실성 있게 공감하도록 도와준다. 메시지는 오늘 21세기 독자들의 삶의 자리에 반향을 일으키는 예레미야의 육성을 재생시키려고 한다.
저자는 예레미야서의 각장의 대지와 핵심을 잘 드러내면서도 인문학적 독서에 단련된 독자들에게는 한층 더 의미 깊은 강해를 시도했다. 시, 소설, 영화, 역사, 철학 등 저자가 독서와 삶의 경험을 통해 길어 올린 통찰들과 성찰의 편린들은 예레미야서의 본문을 더욱 실감나게 복구하는 데 각주나 부록처럼 제공한다. 이 부분은 김기석 목사의 성경강해 만이 누리는 독서의 기쁨을 준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은 사랑하는 당신의 자녀, 아내, 그리고 백성에게 배반당하고 외면당하면서도 포기할 줄 모르는 신적 집요성과 견고성으로 육화된다는 점을 가슴 깊이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왜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선물로 주셨는지 하나님의 내적 논리를 터득하게 될 것이다.
김회권/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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