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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92

카네이션보다 안개꽃 신동숙의 글밭(144) 카네이션보다 안개꽃 카네이션 한 다발을 안겨 주던 날 엄마가 보고 있는 건 카네이션이 아니라 카네이션을 감싼 흰 안개꽃이란다 네가 내 앞에서 웃고 있던 날 엄마가 보고 있는 건 네 옷차림이 아니라 네 등 뒤에 커다란 하늘이란다 그러니까 말이야 아주 어릴 적부터 그런 거지 눈에 활짝 띄는 세상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이 언제나 더 크니까 자꾸만 눈에 보이는 건 보이지 않는 하늘이란다 그러니까 말이야 그러면 그럴 수록 하늘이 점점점 마음 속으로 들어오지 마음 속으로 푸른 하늘이 펼쳐져 그러면 너도 꽃처럼 활짝 웃더라 2020. 5. 9.
고마운 집, 고마운 사람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77) 고마운 집, 고마운 사람들 어버이날을 앞둔 월요일, 두 어머니를 모시고 인우재에 다녀왔다. 사돈끼리의 동행이지만 함께 한 오랜 세월, 두 분 모두 어색함이 없으시다. 인우재 마루에 둘러앉아 식사를 할 때, 어머니가 인우재와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우리가 독일에서 목회할 기간에 있었던 일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특히 마음에 와 닿은 이야기가 있었다. 어느 핸가 인우재 근처에서 산불이 났다. 한창 농사철이서 바쁘게 일하던 마을사람들이 불을 보고는 한달음에 인우재로 달려왔다. 산 바로 곁에 자리 잡은 인우재가 불에 타지 않도록 물을 길어다 뿌리는 등 정말로 많은 수고를 했다. 덕분에 주변의 산은 새까맣게 탔지만 인우재는 불길에서 자신을 지켰다. 그 일이 너무나 고마워.. 2020.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