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144)
카네이션보다 안개꽃
카네이션 한 다발을 안겨 주던 날
엄마가 보고 있는 건
카네이션이 아니라
카네이션을 감싼 흰 안개꽃이란다
네가 내 앞에서 웃고 있던 날
엄마가 보고 있는 건
네 옷차림이 아니라
네 등 뒤에 커다란 하늘이란다
그러니까 말이야
아주 어릴 적부터 그런 거지
눈에 활짝 띄는 세상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이
언제나 더 크니까
자꾸만 눈에 보이는 건
보이지 않는 하늘이란다
그러니까 말이야
그러면 그럴 수록
하늘이 점점점
마음 속으로 들어오지
마음 속으로
푸른 하늘이 펼쳐져
그러면 너도 꽃처럼
활짝 웃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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