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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63

세속의 성자들 세속의 성자들 "어떤 곳에 이르렀을 때에, 해가 저물었으므로, 거기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는 돌 하나를 주워서 베개로 삼고, 거기에 누워서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있고,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아 있고, 하나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창28:11-12) 주님의 평화가 모든 이들에게 임하시기를 빕니다. 별고없이 잘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지난 두 주 동안 교우들께서 보내주시는 메시지를 보며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감염병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자기 삶을 알차게 가꾸기 위해 애쓰신 교우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접속을 유지했기에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다는 고백은 우리 가운데 신앙이 어떻게 작동하.. 2020. 11. 6.
평화의 밥상 신동숙의 글밭(270) 평화의 밥상 따끈한 무청 시래기 된장국 한 그릇, 김밥 반 줄, 유부 초밥 세 개, 깍두기 일곱쪽, 수도승들이 산책길에 주운 알밤 한 줌, 제주도 노란 귤 하나로 따뜻하고 맛있는 풍요로운 이 가을날 점심밥상의 축복을 받습니다. 아침부터 분주히 많은 양의 식사 준비를 하시던 누군가의 마음이 손길이, 먹는 이의 입으로 가슴으로 전해지는 거룩한 식사 시간은 그대로 고요한 감사의 기도 시간이 됩니다. 단풍이 아름다운 앞마당엔 기도하는 성모 마리아상이 보이고, 밥을 먹는 제 곁엔 사찰의 공양게송이 가까운, 이곳에선 하느님과 부처님이 사이좋은 이웃입니다. 하나의 평등한 하늘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이미 깊은 땅속에서 하나에 뿌리를 둔 하나라는 사실을 문득 해처럼 떠올리다 보면 어.. 2020. 11. 6.
어떤 축구 선수 한희철의 얘기마을(136) 어떤 축구 선수 가끔씩 떠올리는 축구 선수가 있습니다. 어느 날 중요한 시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영 자신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자기의 실수로 경기를 놓칠 것 같은,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 고민 하던 그가 그만의 방법을 생각해 냈고, 운동장에 들어간 그는 열심히, 어느 때 보다도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그가 생각해 낸 방법이란, 공 없는 데로만 뛰어다니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공이 자기 앞에 왔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실수를 미리 피하기 위해 그는 공 없는 곳으로만 열심히 뛰어다닌 것입니다. 그럴 수가 있냐며 웃지만, 사실 우리들의 삶이 그럴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실수가 두려워서 삶을 피해 다니는 안쓰러운 모습들. 실수를 두려워하여 삶을 외면하는 자는.. 2020.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