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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23

골방 신동숙의 글밭(314) 골방 마음껏 슬퍼할 수 있는나의 방으로 간다 마음껏 아파할 수 있는 나의 방으로 숨는다 일상 뒤에 숨겨온 슬픔과 아픔을 우는 아기 달래듯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관상의 기도 그 사랑방으로 돌아간다 한밤중에 방바닥으로 몸을 기대면한몸 기댈 방 한 칸 없는 이웃들이 먼저 떠올라 밤하늘 별이 되어 글썽이고 마음 한 자락 기댈 내면의 골방도 없이일상에 떠밀려 살아가는 이웃들이 이 땅에는 얼마나 많은가 하루 동안 쌓아올린 마음을 허무는 밤나의 골방은 그대로 하늘로 열린다 이제는 나의 것인지너의 것인지도 모를 슬픔과 아픔이지만 그렇게 별처럼 미안한 마음까지 더해지면슬픔과 아픔과 미안한 마음이 한데 뒤섞여 흐른다 숨으로 돌아오는 순간마다 고마운 마음이 샘솟아 가슴에는 한 줌 숨이 머문다 2021. 1. 22.
근심의 무게를 줄이는 법 근심의 무게를 줄이는 법 “내가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 안에서 하나님을 보는 날이야말로 영적 각성의 날이다.“(막데부르크의 메히틸트) 주님이 주시는 평강이 교우 여러분들과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대한大寒 절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겨울의 마지막 절기라지요? “설중雪中의 봉만峯巒(봉우리 모양을 한 산)들은 해 저문 빛이로다”. 머리에 흰 눈을 이고 있는 산을 바라보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땅의 현실이 팍팍하기 때문일까요? 설산은 마치 신비의 세계로 통하는 문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경이의 눈으로 세상을 볼 때 우리는 하늘의 광채를 보게 됩니다. 괴테가 “모든 산봉우리에는 정적이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진실을 보았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의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지 벌써 1년.. 2021. 1. 22.
딱한 행차 한희철의 얘기마을(210) 딱한 행차 저런 저런저 딱한 행차 좀 보게찬바람 부는 겨울 길가장자리 잰걸음안 그런 척허리춤 꿰차고 가는 비료 부대가말로 듣던 그 쌀부대 아닌가 읍내 다방 드나드는 재미에 빠져집안 쌀 다 퍼 나른다더니바로 저 모습일세 신사 아니랄까시커먼 와이셔츠 구닥다리 넥타이새끼 꼬듯 매긴 맸다만시중드는 아가씨제 몸 이뻐 그러는 줄 정말인줄 아는가 부지 들고 가는 저 쌀이 무슨 쌀인데남 안 지는 거름지게허리 휘게 날라 진노총각 두 아들 품 팔아 받아온 땀 같고 피 같은 쌀 아닌가일도 없는 한 겨울 넘겨야 할 양식 아닌가 한 톨이라 잃을까 조심으로 일어야 할 쌀을 들고가느니 읍내 다방아주 늙어 그런다면 망령이라 말겠지만맨 정신인기여저게 막대기지 사람인겨 뒤통수 박히는 따가운 욕뒤돌지 않으면 피.. 2021.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