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맹세

한희철의 얘기마을(212)


어떤 맹세




오직 한분

당신만이 이룰 수 있는 세상입니다.

뜻밖의 아름다움

견고한 눈부심

세상은 스스로도 놀랍니다.


하늘 향해 선 나무가

기도를 합니다.

가장 조용한 언어로

몸 자체가

기도가 됩니다.

나무와 나무가 무리지어 

찬미의 숲을 이루고

투명한 숲으론

차마 새들도 선뜻 들지 못합니다.


세상사 어떠하듯 

난 이 땅

버리지 않았다는

버릴 수 없다는

거룩한 약속

모두가 잠든 사이 서리로 내려

무릎 꿇어 하늘이 텅 빈 땅에 입을 대는

빛나는 아침,

당신의 음성을 듣습니다.

벅차 떨려오는 당신의 맹세를

두고두고 눈물로 듣습니다. 


-<얘기마을> (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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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자리 - 정월달 지신밟기

신동숙의 글밭(315)


봄자리 - 정월달 지신밟기




언 땅으로

걸어갈 적에는


춥다고 움추린 손

날개처럼 펼치고


꼭 잡은 손

서로가 풀어놓고


빈 손은 

빈 가지처럼 

빈탕한데서 놀고


두 발은

정직한 땅으로 

뿌리를 내리는 일


언 땅으로 

내딛는 걸음마다


하나 하나 

씨알처럼 발을 심는 일


학이 춤을 추듯이

돌잡이 첫걸음 떼듯이


두 손 모아 기도하듯이

햇살이 언 땅을 품듯이


발걸음마다 

감사를 심으며


발걸음마다 

사랑을 심는 일


정월달 지신밟기 지나간

언 땅 자리마다


새싹이 기지개를 켜며

새로운 눈을 뜨는 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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