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315)
봄자리 - 정월달 지신밟기
언 땅으로
걸어갈 적에는
춥다고 움추린 손
날개처럼 펼치고
꼭 잡은 손
서로가 풀어놓고
빈 손은
빈 가지처럼
빈탕한데서 놀고
두 발은
정직한 땅으로
뿌리를 내리는 일
언 땅으로
내딛는 걸음마다
하나 하나
씨알처럼 발을 심는 일
학이 춤을 추듯이
돌잡이 첫걸음 떼듯이
두 손 모아 기도하듯이
햇살이 언 땅을 품듯이
발걸음마다
감사를 심으며
발걸음마다
사랑을 심는 일
정월달 지신밟기 지나간
언 땅 자리마다
새싹이 기지개를 켜며
새로운 눈을 뜨는 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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