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312 무인도 둘러앉아 얘기하던 한 아이가 무인도에 떨어지면 뭣부터 하겠느냐 물었을 때 아이들은 돌아가며 말했지 살려 달라 모래 위에 크게 쓰든지 불을 피워 연기를 올리던지 지나가는 배를 기다려 옷을 흔들겠다고 뚱딴지 같이 어떤 녀석은 뒷간부터 짓겠다더군 뭐라 할까 망설이다 난 발가벗고 잠을 자고 싶다 했어 모두들 웃었지만 그 말은 사실이었어 인습의 굴레란 참 우스운 것이지 무섭기도 하구 언젠지도 모르고 한번 쓰기만 하면 좀체 벗기는 어려운 것 문득 거울 속 얼굴과 바라보는 마음이 다른 것 허우적거려도 잡히는 것이 철저하게 날 붙잡고 있는 것 정말이야 내 무인도에 떨어진다면 먹을 걱정 살 걱정 그런 것 모두 잊고 그냥 잠을 잘 거야 모두 벗고 팔다리 맘대로 뻗고 말야 그런데 무인도가 있을까 사람 살지 않는 섬이 아직도.. 2021. 5. 31. 홀씨랑 나랑 바람이랑 입바람에 날아갈까 손바람에 흩어질까 홀씨랑 나랑 바람이랑 셋이서 잠잠히 있었지 몸으로 숨 한 점 잇는 일이 허공으로 손길 한 줄 긋는 일이 땅으로 한 발짝 옮기는 일이 순간을 죽었다가 영원을 사는 바람의 길이라며 홀씨랑 나랑 바람이랑 셋이서 숨 한 점 나누었지 하지만 한 점도 모르는 이야기 몰라도 훌훌 좋은 숨은 바람의 이야기 2021. 5.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