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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53

단순한 삶으로의 초대 “나는 잠시 동안이나마 당신 옆에 앉을 은총을 구합니다. 지금 하던 일은 뒷날 마치겠습니다. (중략) 지금은 말없이 당신과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이 조용하며 넘치는 안일 속에서 생명의 헌사를 노래할 시간입니다.”(타고르, , 김병익 옮김, 민음사, p.18) 긴장된 시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지뢰밭 위를 걷는 것처럼 조마조마합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보아도 긴장된 표정이 역력합니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보면 불편합니다. 함부로 지적했다가 시비에 휘말릴 것 같아 얼굴만 찌푸리고 재빨리 지나칩니다.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마주 선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낀다면 그 일을 삼갈 수 있어야 합니다. 한계를 모르는 자유는 위험합니다. 앞을.. 2021. 7. 15.
지지 못한 지게 지게를 지고 논두렁길을 걸어오는 사람, 작은 키에 독특한 걸음, 아직 거리는 멀지만 그분이 신집사님임을 안다. 당신 키보다 높은 나무를 한 짐 졌다. 좁다란 논둑길을 걷는 걸음새가 영 불안하다. “집사님!” 땅만 쳐다보고 오던 집사님이 깜짝 놀라 섰다. 이마에 알알이 땀이 맺혔다. 장갑도 없이 꺼칠한 손. “힘드시죠?” 뻔한 질문이 송구하다. 많은 말은 필요 없다. 겉치레도 그렇다. 다시 웃고 마는 집사님. “제가 한번 져 볼게요.” “안 돼요! 전도사님.” 집사님은 놀라 막는다. 조금만 져 보겠다고 몇 번을 얘기한 끝에 지게 아래 한쪽 무릎을 꿇고 앉을 수 있었다. 지게에 등을 대고 두 팔을 집어넣어 어깨띠를 양쪽 어깨에 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깨끈이 어깨에 걸리질 않는다. 주르륵 팔뚝으로 내려와.. 2021. 7. 15.
멈춤 두 다리를 포갠 꽃잎의 평화 허리를 세운 나무의 고요 하늘을 머리에 인 고독이라는 가장 커다란 방을 채우는 침묵이라는 가장 커다란 울림 멈춤의 흙그릇에 머무는 숨 2021.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