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웅의 '인문학 산책'48 “미생(未生)을 위한 철학”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3) “미생(未生)을 위한 철학” 비정규직의 모멸감과 격차사회의 모순을 드러낸 드라마 은 끝났지만, 현실의 미생은 여전히 미생인 채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 정도일까? 이 드라마를 패러디한 방송 프로의 이름은 이었다. 아예 육안(肉眼)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존재다.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시인 이문재의 라는 시의 전문이다. 어쩌면 이리도 고마운 시가 있는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한 “나”라는 존재가, 어느 한 사람에게는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는 깨달음은 누가 뭐래도 뜨거운 사랑이다. 그 “나”는 우리 모두다. 이걸.. 2015. 1. 20. <럭키 서울>, 그 부푼 꿈을 안고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2) , 그 부푼 꿈을 안고 퀴즈 하나. 다음의 가사는 어느 노래에 나오는 것일까? 타이프 소리로 해가 저무는 빌딩가에서도 웃음이 솟네. 오늘날 우리가 키보드라고 부르는 자판의 원조는 타이프 라이터였다. 일제 식민지 시대가 끝나고 해방이 되자, 미군정의 영향 아래 영어 타이피스트 수요가 늘면서 곳곳에서 타자학원이 생겨난다. 타이피스트는 당대 최첨단 직종이었다. 1948년, 현인이 부른 은 “서울의 거리는 태양의 거리. 태양의 거리에는 희망이 솟네”라고 시작한다. 그 다음 이어지는 구절이 바로 퀴즈의 대목이었다. 일제 식민지와는 결별하고 미제(美製)인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근대화”에 대한 기대가 가득 담긴 노래였다. 그래서 제목도 “럭키(lucky) 서울”이라.. 2015. 1. 8. 국제중앙다방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1) 국제중앙다방 “이 다방 이름 정말 좋지요?” “네.” 여자는 수줍게 손으로 입을 가리며, 대답한다. 학송은 그녀의 웃는 모습이 마음에 쏙 드는 모양이다. 오늘로 겨우 세 번째 만나는 이 여성에게 벌써 프로포즈를 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사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아직은 서투르기만 하다. 두 사람이 맞장구치듯이 좋다고 한 다방 이름은 “국제중앙다방”이다. 이 대목은 이제 갓 40대인 박동훈 감독이 2010년에 만들었던, 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박 감독의 2005년 작품인 라는 제목의 20분짜리 독립영화 확대판으로, 일제부터 3대에 걸친 가족사와 우리 역사가 서로 만나는 이야기다. 영화 속의 이 장면이 담고 있는 시기는 1960년대 초반에서 중반이었는데, 당시 한국에서 .. 2015. 1. 1. 이전 1 ···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