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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상상력과 사랑

by 한종호 2019. 2. 21.

하루 한 생각(53)

 

상상력과 사랑

 

우리가 보는 달은 달의 한쪽 얼굴뿐이라 한다. 달의 자전시간과 공전시간이 지구와 같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지금까지 인간이 본 달이 달의 한쪽 얼굴뿐이었다니!

 

중국 우주선 창어4호가 달의 뒷면에 내렸다.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한다. 달의 이면이 미답의 땅으로 남았던 것은 통신 문제 때문이었다. 그곳에서는 지구와의 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이런 난제를 극복한 중국의 과학 발전이 놀랍게 여겨진다. 통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췌치아오라는 위성을 발사했고, 그 위성이 지상 관제소와 창어4호 사이의 통신을 중계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달의 이면에 발을 디딘 것이 어디 과학의 발전뿐이었을까? 그런 성과를 얻은 데에는 과학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있었다고 여겨진다. 다름 아닌 상상력이다.

 


‘창어’(嫦娥)라는 이름은 중국 설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에서 따온 것이며, ‘췌치아오’는 ‘오작교’(鵲橋)를 의미한다. 국제천문학단체인 국제천문연맹(IAU)은 창어4호가 착륙한 곳의 지명을 ‘스타치오 톈허’로 공식 승인했다. ‘스타치오’(Statio)는 라틴어로 ‘장소’라는 의미이고, ‘톈허’(Tianhe)는 ‘은하수’를 나타내는 중국어 ‘천하’(天河)에서 온 것이었다. 중국으로서는 인류 최초로 첫 발을 내딛은 곳에 자기 말로 된 이름을 붙였으니, 그것이야말로 꿈의 결실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 우리가 보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은 그의 한 면에 불과한 건 아닐까? 한쪽 면을 보면서 그것을 그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아직도 모르고 있는 숨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몰랐던 마음에 닿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 있을 것이다. 상상력과 사랑이다.


지금까지 내가 본 것을 전부라 여기지 않고 사랑에서 비롯된 상상력으로 다가갈 때,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사랑으로 다가갈 때, 마침내 우리는 지금까지 몰랐던 미답의 마음에 닿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달의 이면에 닿아 자기 말로 그 땅을 명명한 창어4호처럼.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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