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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꿈꾸는 씨앗

by 한종호 2019. 2. 22.

하루 한 생각(55)

 

꿈꾸는 씨앗

 

1985년이었으니 얼추 35년 전의 일이다. 정릉에서 멀지 않은 미아중앙교회에서 1년간 교육전도사로 지낸 적이 있다. 토요모임에 모이는 학생들에게 매주 한 편씩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콘크리트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라는 망치를 들기로 했다. 워낙 벽이 두꺼워 아무 일도 없을지, 소리만 낼지, 그러다가 금이 갈지, 무너질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일이다 싶었다. 아마도 동화를 그 중 많이 썼던 시기는 그 때일 것이다. 내 목소리가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 땐 동화를 썼으니까.

 

 

 

 

정릉교회 목양실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면 사방이 아파트다. 병풍도 저런 병풍이 없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만 해도 북한산이 눈앞에 선명했고, 봄이 되면 붉은 진달래로 눈이 부셨다는데, 산과 꽃을 아파트 숲이 가로막고 있다.

 

주보를 다시 만들기로 했다. <꿈꾸는 씨앗>이라 이름을 정했다. 주보 속에 이야기를 담자, 이야기가 샘물처럼 솟아, 냇물처럼 흘러, 마침내 유장한 강물로 흘러 세상을 적시도록 하자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갈수록 견고해지는 콘크리트 세상, 그럴수록 이야기를 씨앗처럼 심으며 가만히 꿈꾸는 씨앗을 꿈꾸기로 한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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