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31)
붓끝에서 핀 꽃송이
지나는 길에 잠깐 인우재에 들렀을 때, 소리가 찾아낸 것이 있었다. 네잎클로버였다. 누가 아빠의 딸 아니랄까 그랬는지, 소리도 네잎클로버를 잘 찾았다.
네잎클로버는 책갈피에 넣어두지 않으면 금방 시들고 만다. 책을 찾기 위해 서재 방문을 열었다. 무슨 책을 꺼낼까 망설일 때,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세설신어>였다. 오래 전에 읽은 책이지만 다시 읽어도 좋겠다 싶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책이다.
유담(劉惔)이 강관(江灌)을 평했다.
"말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잘 한다."
달변이나 능변의 재주는 없지만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나, 그것을 눈여겨 바라보는 사람이나 모두 경지에 든 사람이다 싶다. <세설신어>를 두고 ‘촌철살인의 붓끝에서 핀 꽃송이’라 하는 말에 공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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