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65)
정말로 걱정해야 할 것
원로 장로님 한 분과 이야기를 하며 그분이 장로로 세워질 때의 이야기를 들었다. 30대 후반, 나이며 신앙이며 당신은 자격이 없다고 피했지만 담임목사님이 몇 번인가를 찾아와 설득하며 권했다고 한다. 새벽에도 밤중에도 찾아왔다니 교회나 목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겠다 싶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요즘의 세태로 이어졌다. 자격 없다 싶은 이들이 자리를 탐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믿음도 믿음이지만 많은 이들을 이끌려면 성품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한 이들이 자리에 욕심을 내고, 그 직분을 얻기 위해 애를 쓸 때가 있다. 그 결과로 빚어지는 일은 본인은 물론 교회나 다른 이들에게도 불행한 모습으로 나타나고는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장로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내내 <논어>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불환무위, 환소이립’(不患無位, 患所以立)이라는 말로, ‘자리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그 자리에 설 수 있는지를 걱정하라’는 뜻이다.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없는 자는 자리를 탐하고, 마땅히 그 자리에 서야 할 자는 자리에 대한 욕심이 없으니, 참으로 기이한 세상이다. 세상은 자리를 탐하고 그 자리를 얻기 위해 애를 쓰지만, 정말로 걱정할 일은 따로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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