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안식일(3)

최명덕의 유대인 이야기(6)

유대인의 안식일(3)

 

2세기 말 미쉬나 보면 기름 램프에 점화하는 것과 함께 샤밧이 시작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당시에는 촛불이 없었고, 흙을 구워 만든 램프에 심지를 넣고 거기에 올리브 기름을 부어 불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미쉬나 구절에는 샤밧에 어떠한 심지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기록은 신 구약 중간기에 이미 기름 램프가 샤밧에 사용되었음을 보여 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초가 생기자, 기름 램프대신 촛불이 사용되었다. 유대 전통에 따르면 최소한 두 개의 촛불을 켜야 한다. 이 두 개의 촛불은 출애굽기 20장 8절의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의 구절에 나오는 두 개의 동사 “자코르(기억하라)”와 “샤모르(지키라)”를 상징한다.

촛불 점화

두 개 이상의 촛불을 켜는 것은 허용되지만 두 개 이하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유대인들은 두 개의 촛불을 기본적으로 켜고, 자녀 일 인당 하나씩의 촛불을 더 추가하기도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은으로 만든 촛대를 사용하나 대부분 청동으로 만든 촛대를 쓴다. 촛대는 항상 번쩍거릴 정도로 깨끗이 닦아 놓는다. 초가 없는 경우 가스불이나 전깃불도 허용된다. 그러나 이 경우도 촛불 점화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해가 지기 전에 켜야 한다.

 

 

유대법에 의하면, 남자나 여자 모두가 촛불을 점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촛불을 점화하는 것이 관례다. 촛불은 반드시 해지기 전에 켜야 한다. 일단 해가 지면 샤밧은 시작되고, 샤밧이 시작되면 불을 켤 수 없기 때문이다. 불을 켜는 것은 창조 행위이고, 샤밧에는 어떤 종류의 창조 행위도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켜지는 촛불은 평일과 샤밧을 가르는 상징적인 빛이다. 일과 휴식을 가르는 빛이며, 염려와 평화를 가르는 빛이며, 세속과 거룩을 가르는 빛이다. 촛불을 점화하는 삶은 촛불 위로 다음의 축복문을 낭송한다.

오 우리의 주 하나님이시여,

우주의 왕이시여,

당신을 찬양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법과 계명으로

우리를 거룩하게 성별하시고,

우리로 샤밧의 불을 밝히도록

명하셨나이다.

샤밧의 촛불을 밝히며

우리는 삶의 거룩성을 보존합니다.

우리가 점화하는 거룩한

불빛 하나 하나로

세상은 더욱더 조화된 세계로

밝아집니다.

 

어린이들이 참석했을 경우는 더 많은 축북의 문장을 낭송하기도 한다. 두 세 사람이 돌아가며 다음의 축목문을 낭송한다.

 

샤밧은 평일과 다릅니다.

샤밧은 식탁에 켜 놓은

촛불의 아름다움이며,

샤밧은 달콤한 포도주를 마시며

부르는 기도의 송가입니다.

샤밧은 부드러운 금빛의 할라빵을

깨물어 먹는 것이며, 샤밧은

가족을 위한 축복입니다.

샤밧은 우리의 전 가족이 하나님,

당신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대화입니다.

 

촛불 점화와 샤밧에의 부름을 알리는 축복 중 어느 것이 먼저 와야 하느냐에 상충된 견해가 있다. 한 견해는 촛불을 켰으면 샤밧이 시작 된 것이니 샤밧이 시작되었다는 축북을 낭송할 우 없다는 것이고, 다른 견해는 일단 샤밧이 시작되었다는 축복이 낭송되면 샤밧이 이미 시작되었으므로 촉불 점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합의는 다음과 같다. 먼저 해가 지기 몇 분 전에 촛불을 켜서 손으로 가린 후 샤밧의 축복을 낭송함으로 샤밧이 시작된 것을 선포하고 손을 촛불에서 떼어 가렸던 촛불을 보이도록 한다. 이대 눈을 감는 사람들도 있다. 축복을 먼저 낭송했다면 촛불을 켜지 못하고, 촛불을 먼저 켰다면 축복을 낭송하지 못하는 모순을 이러게 해결했다.

유대인의 달력에는 매주 금요일의 해지는 시각이 기록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달력에 기록된 시각이 실제 해지는 시각보다 18분 빠르다는 사실이다. 해지는 시각을 기준하여 몇 분 전에 미리 촛불을 켜도록 돕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정통파 유대인들은 이 시각을 지켜 촛불을 켠다.

이스라엘의 샤밧(안식일) 준비는 금요일 점심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집집마다 창문을 열어 놓고 청소하는 모습, 오후 3시경부터 풍기기 시작하는 음식 만드는 냄새, 빵 굽는 냄새 등으로 금요일 오후 이스라엘의 모습은 평화롭기만 하다. 이틀 치 음식과 생필품을 구입하느라 시장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샤밧 기간 동안 모든 시장과 가게, 슈퍼 등이 문을 닫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샤밧이 다가오면 음식과 생필품 등을 준비해야만 했다.

예루살렘에 살던 유학 기간 동안 주로 큰 장은 ‘마하네이 예후다’라고 불리는 시장에서 보았는데, 그 시장은 특히 금요일에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재미있는 사실은 장보는 사람들 중에 여자보다도 남자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여자들은 주로 집안을 청소하거나 음식 등을 주비하고 남자들은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시간 뿐 아니라 슈퍼마켓마다 사람들로 가득 찬 이스라엘의 금요일 오후는 항상 활기찬 모습이었다. 샤밧을 맞기 위한 준비는 해지기 전에 끝나야 한다. 일단 샤밧이 시작되면 모든 일을 쉬어야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는 금요일 오후 6시 해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사이렌이 울려 퍼진다. 샤밧이 시작됨을 알리는 사이렌이다.

최명덕/건국대학교 교수, 조치원성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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