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는 항상 아름답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08)


진짜는 항상 아름답다


자신을 찾아온 병을 넉넉한 웃음으로 받아들여 변함없는 삶을 살아낸 사람, 그는 떠났지만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남아 있다. 장영희 교수의 <내 생애 단 한번>을 다시 꺼내들었다. 꾸밈없고 반듯하고 따뜻한 내용 하나 하나가 가슴에 와 닿는다. 삶을 허투루 살아서는 안 되며, 쉽게 절망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책 속에는 <벨벳 토끼>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서양 동화 하나가 소개되어 있다. 한 아이가 가지고 있는 말 인형과 장난감 토끼가 나누는 이야기다.


"나는 '진짜' 토끼가 되고 싶어. 진짜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잠자는 아이의 머리맡에서 새로 들어온 장난감 토끼가 아이의 오랜 친구인 말 인형에게 물었다.

 

"진짜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건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야."

말 인형이 대답했다.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아파야 해?"

 

다시 토끼가 물었다.

 

"때로는 그래. 하지만 진짜는 아픈 걸 두려워하지 않아."

"진짜가 되는 일은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야? 아니면 태엽 감듯이 조금씩 조금씩 생기는 일이야?"

"그건 아주 오래 걸리는 일이야."

"그럼 진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아이가 진정 너를 사랑하고 너와 함께 놀고, 너를 오래 간직하면, 즉 진정한 사랑을 받으면 너는 진짜가 되지."

"사랑 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깨어지기 쉽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있고, 또는 너무 비싸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장난감은 진짜가 될 수 없어. 진짜가 될 즈음에는 대부분 털은 다 빠져 버리고 눈도 없어지고 팔다리가 떨어져 아주 남루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문제 되지 않아. 왜냐하면 진짜는 항상 아름다운 거니까." 


‘진짜가 될 즈음에는 대부분 털은 다 빠져 버리고 눈도 없어지고 팔다리가 떨어져 아주 남루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문제 되지 않아. 왜냐하면 진짜는 항상 아름다운 거니까.’ 

 

또박또박, 마음에 글씨를 쓰듯 천천히 다시 한 번 읽는다. 공연히 눈물겹다. 털은 다 빠지고 눈은 없어지고 팔다리는 떨어져도 진짜는 항상 아름답다는 말을 마음을 다해 인정한다.

post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