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관의 노래 신학(8)
대지의 눈물
홍순관 글 / 한경수 곡
- 1996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음반수록 -
음∼ 바람이 불어 옛날은 갔는데도
기억 속에 보이는 그 분홍 저고리
눈물은 노래를 막아 부르지 못하여도
하늘의 그 손길 야윈 손잡아
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 캐다
그만 시간을 잃어 버리셨죠
다시 찾아 드릴께요 어머니
열네 살 소녀 그 어린 꿈들
이 땅에 흐르는 대지의 눈물이여
다시는 그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
눈물은 노래를 막아 부르지 못하여도
하늘의 그 손길 야윈 손 잡아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노래로 만들기엔 너무 쓰리고 상처가 깊었습니다. 아흔 번의 ‘정신대공연’ <대지의 눈물>을 마친 후, 비로소 지을 수 있었던 노래입니다. 그것은 어느 날 우연히 읽게 된 ‘성경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두려워 말라. 네가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라. 수줍어 말라. 네가 다시는 창피를 당하지 아니하리라. 너는 처녀 때의 수치를 잊을 것이요, 과부 때의 치욕을 다시 기억함이 없으리라. 너의 창조주께서 너의 남편 아니시냐. 그 이름 만군의 여호와시다…… 어려서 버림받은 여자 가슴에 상처 입은 너를 여호와께서 부르신다……산들이 일어나고 언덕이 무너져도 나의 사랑은 결코 떠나지 않는다. 내가 주는 평화는 결코 옮기지 않는다. 너를 불쌍히 여기시는 여호와의 말씀이시다”(이사야 54:4∼10).
‘대지大地’는 문학적으로 ‘어머니’입니다. 대지는 근본이요, 그래서 어머니의 눈물은 모든 생명의 눈물입니다. 또한 대지의 눈물은 ‘이 땅’의 눈물입니다. 내 나라 내 땅만의 눈물이 아니요, 지구촌 전체의 눈물입니다. 그리고 대지의 눈물은 ‘흙’의 눈물입니다. 성서가 이르기를 사람은 흙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한恨으로 살았거나, 행복으로 살았거나 사람은 누구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이 눈물은 이내 그쳐질 눈물이 아닙니다. 눈물의 고향을 찾아가야 그쳐질 눈물입니다. 그곳은 죽음이 아니요, 애통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평화의 나라입니다.
‘대지의 눈물’은 어쩌면 ‘평화’입니다. 유머란 무릇 실컷 울고 난 후에 머금은 미소를 말하는 것이니, 눈물은 평화로 건너가는 강입니다.
결국 이 세상은 눈물이 구원할 것입니다. 깊은 연민과 가없는 자비를 품은 눈물 없이는 결코 구원은 없을 것입니다.
*‘대지의 눈물’은 1995년 시작했던 ‘정신대 할머니 돕기 모금공연’ 100교회 순회 콘서트의 이름입니다.
홍순관/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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