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49)
여인이 깨뜨렸던 것은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여인은 옥합을 깨뜨렸다. 옥합을 깨뜨려 향유를 부었다. 값비싼 향유는 목이 긴 옥합에 밀봉을 하여 보관을 하였다.
옥합을 깨뜨린 데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옥합에 담긴 향유를 모두 붓기로 한 것이다. 한두 방울만 찍어 바르기로 했다면, 굳이 옥합을 깨뜨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내 지닌 가장 소중한 것을 모두 드리기로 한 것이었다.
옥합을 깨뜨린 것은 옥합의 용도와도 관련이 있다. 옥합을 깨뜨림으로써 예수님을 위해 쓴 옥합을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을 스스로 포기했다. 내가 지닌 것을 오직 한 분, 주님만을 위해 쓰기로 한 것이다.
또 한 가지 짐작이 되는 것이 있다. 자신이 한 일이 잊히기를 원했던 것이다. 향유를 조심스럽게 부어드린 뒤, 옥합을 보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애지중지 옥합을 보관하며 이 옥합이 주님께 향유를 부어드린 바로 그 옥합이라며 가보처럼 여겼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두고두고 자랑거리로 삼을 수도 있었다.
여인이 깨뜨렸던 것은 옥합만이 아니었다. 나를 자랑하고 싶은, 그 마음까지를 깨뜨린 것이었다.
'한희철의 '두런두런' >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으로 피어나기를 (4) | 2019.12.26 |
---|---|
하늘의 어릿광대 (4) | 2019.12.25 |
여기 모인 내 오랜 친구들 (2) | 2019.12.21 |
얼마나 다르지 않은가 (4) | 2019.12.20 |
마지막 헌사 (4) | 2019.12.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