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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하루에 한 걸음 한 마음

내 마음의 오두막

by 한종호 2019. 12. 24.

신동숙의 글밭(39)

 

내 마음의 오두막

 

늘 그리운 곳
호젓이 가고픈 곳
마음은 이미 가 있는 곳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꺼지지 않는 등불

 

권정생 선생님의 오두막
법정스님의 오두막

소로우의 오두막

 

 

 

 

둘레에 흔한 흙과 나무와 돌로 지은
외로운 숲의 다정한 말벗

 

먼 걸음한 빗물 보듬어 흠씬 젖었다가
눅눅한 가슴 햇살과 바람이 말려 주는 집

 

담장이 없어 키 작은 풀꽃 맘놓고 기댈 수 있는
구멍 난 창으로 별빛이 들어 고단한 몸 누일

 

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다가
때가 오면 그대로 흙이 되어 뒷모습도 아름다운

 

내 마음의 성지(聖地)
그리고, 그대 마음의 오두막

 

- 신동숙


2019년 9월 23일 詩作

'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는 집'
(권정생 선생님 詩. 백창우 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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