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39)
내 마음의 오두막
늘 그리운 곳
호젓이 가고픈 곳
마음은 이미 가 있는 곳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꺼지지 않는 등불
권정생 선생님의 오두막
법정스님의 오두막
소로우의 오두막
둘레에 흔한 흙과 나무와 돌로 지은
외로운 숲의 다정한 말벗
먼 걸음한 빗물 보듬어 흠씬 젖었다가
눅눅한 가슴 햇살과 바람이 말려 주는 집
담장이 없어 키 작은 풀꽃 맘놓고 기댈 수 있는
구멍 난 창으로 별빛이 들어 고단한 몸 누일
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다가
때가 오면 그대로 흙이 되어 뒷모습도 아름다운
내 마음의 성지(聖地)
그리고, 그대 마음의 오두막
- 신동숙
▫
2019년 9월 23일 詩作
'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는 집'
(권정생 선생님 詩. 백창우 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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