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53)
열둘 중의 하나
예수를 팔아넘기는 가룟 유다를 두고 4복음서 기자는 모두가 같은 표현을 쓴다. ‘열둘 중의 하나’라고 말이다.(마태복음 26:14, 47. 마가복음 14:10, 20, 43. 누가복음 22:3, 47. 요한복음 6:71)
예수를 배반하여 팔아넘긴 자는 예수와 무관한 자가 아니었다. 예수를 모르던 자도 아니었고, 믿지 않던 자도 아니었다. 오히려 예수와 가장 가까이에서 지냈던 가장 가까웠던 자였다. 돈주머니를 맡겼으니 어쩌면 가장 신뢰받던 자였다. 분명한 것은 열두 중의 하나였다.
열두 중의 하나, 그 하나로 인해 나머지가 덩달아 부끄러워지는 걸 감내하면서 복음서 기자들이 그 일을 기록으로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약속이나 한 듯 굳이 덮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얼마든지 그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가까운 자가 예수를 등질 수 있기에, 예수와 아무 상관이 없는 자가 아니라 가장 가까웠던 자가 배반하는 것이기에. 녹이 쇠에서 나와 쇠를 삼킨다는 것을 언제든지 잊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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