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봄나들이 갑니다

by 한종호 2020. 2. 26.

신동숙의 글밭(92)

 

봄나들이 갑니다

 

 

 

 

봄나들이 갑니다
아이들과 함께
거실로 주방으로
자기 방으로

 

색색깔 봄꽃 잔치
밥상 위에 활짝 꽃 피우기
달래, 당근, 양배추, 다시마, 햄, 김, 김치
끓이고 볶고 삶아서
한바탕 잔치 밥상꽃, 삼 세 번

 

아들은 라면땅 만들어 먹고
딸은 기름떡볶이 만들어 먹고
설거지산은 누가 누가
기분 좋게
가위바위보, 삼 세 번

 

엄마는 다정한 선생님
엄마는 핸드폰 방해꾼
목소리는 올라서 산으로
잔소리는 길어져 강으로

 

고독과 침묵과 평온은
깊이 숨겨둔 보물찾기
하루종일 아이들과 함께
잠들기 전까지 안끝나는

 

새로운 세상의 코로나 덕에
난생 처음 봄나들이
거실에서 주방으로
자기 방으로

 

내일은 봄나들이 길에
무엇으로 잔치 밥상꽃 피우나
슬픈 순간엔 눈물웃음꽃으로
기쁜 순간엔 햇살웃음꽃으로

'신동숙의 글밭 > 시노래 한 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2) 2020.03.04
어린쑥  (0) 2020.02.28
꽃에도 마음이 있다면  (0) 2020.02.19
봄나무는 꽃으로 잎으로  (0) 2020.02.18
겨울나무에게  (0) 2020.02.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