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85)
기도이자 설교
“우리의 삶은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이자, 세상을 향한 설교입니다.”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만의 소리를 향해 순례하는 사람이기 때문일까, 마틴 슐레스케의 <바이올린과 순례자>에 나오는 한 구절은 그의 목소리처럼 다가온다. 군더더기를 버린 문장을 만나면 마음이 겸손해지거나 단출해진다.
우리의 삶이 곧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라는 말과 삶이 곧 세상을 향한 설교라는 말에 모두 공감을 한다. 기도와 설교가 일상과 구별된 자리와 시간에 특별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많은 순간 무의미하거나 비루해 보이는 우리의 삶이 곧 기도이자 설교라는 말은 그 말이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짧은 한 문장 안에서 일어나는 공명이 맑고 길다. 서로 다른 현이 깊은 화음을 만들어낸다. 맑은 샘 하나를 들여다보다 풍덩 물속으로 빠지고 만다. 기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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