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기도이자 설교

by 한종호 2020. 5. 17.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85)


기도이자 설교


“우리의 삶은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이자, 세상을 향한 설교입니다.”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만의 소리를 향해 순례하는 사람이기 때문일까, 마틴 슐레스케의 <바이올린과 순례자>에 나오는 한 구절은 그의 목소리처럼 다가온다. 군더더기를 버린 문장을 만나면 마음이 겸손해지거나 단출해진다. 




우리의 삶이 곧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라는 말과 삶이 곧 세상을 향한 설교라는 말에 모두 공감을 한다. 기도와 설교가 일상과 구별된 자리와 시간에 특별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많은 순간 무의미하거나 비루해 보이는 우리의 삶이 곧 기도이자 설교라는 말은 그 말이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짧은 한 문장 안에서 일어나는 공명이 맑고 길다. 서로 다른 현이 깊은 화음을 만들어낸다. 맑은 샘 하나를 들여다보다 풍덩 물속으로 빠지고 만다. 기꺼이.

'한희철의 '두런두런' >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에 걸칠 안경 하나 있었으면  (0) 2020.05.19
배운 게 있잖아요  (0) 2020.05.18
모두 아이들 장난 같아  (0) 2020.05.16
  (1) 2020.05.15
때로 복음은  (0) 2020.05.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