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93)
고소공포증
새벽기도회 시간에 설교를 하는 수련목회자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군에서 제대를 하기 전까지 심한 고소공포증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높은데 올라가면 가슴이 터질 것처럼 뛰고 식은땀이 나며 큰 두려움을 느꼈는데, 심지어는 텔레비전에서 누가 높은데 오르는 것을 보기만 해도 손에 땀이 날 정도였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마침내 기억해낸 어릴 적 기억이 있단다. 삼촌들이 모여 서서 어린 자신을 손에서 손으로 공을 던지듯 던지며 놀았다는 것이다. 어린 조카가 너무나 귀여워서 한 일이었겠지만, 자신이 생각할 때는 아무래도 그 일 때문에 고소공포증이 생긴 것 같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 순간에 하늘을 나는 무서움을 큰 울음으로 표현했다면 당연히 놀이는 멈췄을 터, 하지만 자신은 몸을 공처럼 둥글게 말고는 아무런 표시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 삼촌들은 조카도 재미있어 한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던지기를 했던 것 같다는 것이었다.
어디 그것이 전도사뿐일까. 누군가에게는 두고두고 트라우마로 남을 일을 누군가는 장난삼아 하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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