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얘기마을(25)
우속장님네 황소
우속장님네 소는,
윗작실 우속장님네 누런 황소는
겁도 없고 추위도 덜 타야겠다.
캄캄해지고도 한참을 더
어둠을 더듬어 일을 마치곤
그래 넌 여기서 그냥 자라
잠시 후에 다시 올 터니
들판에 소 놔 둔 채 집으로 오면
텅 빈 들판에 혼자 남아
밤을 지새우는 우속장님네 황소.
커다란 두 눈 껌뻑여
밤하늘별을 세며 무서움 쫓고,
빙글빙글 같은 자리 돌며
어릴 적 엄마 젖 그리며 추위를 쫓고.
<얘기마을>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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