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얘기마을(27)
교우들은 모른다
속상한지고. 보일러 놓고선 덩달아 좋아했던, 내 일처럼 좋아했던 신집사님 네. 그 때가 언제라고 집을 팔았단다.
서울 사람 별장 짓는다고, 바깥채 미경 네와 함께 집을 팔아 집값으로 70만원 받았단다. 빚 내 지붕 고치곤 빚 갚느라 고생 고생 별 고생 다한 게 작년 일인데, 따뜻한 보일러, 모처럼 싫지 않은 겨울 맞게 된 게 엊그제 일인데.
뒤늦게 고개 숙여 하는 말,
“폐 끼치지 않으려고 말씀 안 드렸어요.”
모른다. 교우라도 모른다.
교우들 안쓰러운 일을 두곤 가슴 얼마나 쓰린지, 별반 도움 못되는 현실 두곤 얼마나 마음 괴로운지,
모른다,
모른다.
<얘기마을>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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