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얘기마을(138)
우리 엄마
종일이가 전화를 겁니다.
종일이는 이따금씩 교회의 공중전화를 찾아와 전화를 겁니다.
아빠 돌아가시고선 시내로 나가 새 살림 차린 엄마,
엄마에게 전화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엄마 좀 바꿔 줘.”
자기 엄마를 새엄마로 갖게 된 꼭 자기만한 계집애였을까,
누군가 전화를 받았을 때 종일이는 대뜸 ‘우리’ 엄마를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가을의 찬비가 며칠째 내리는 쓸쓸한 저녁,
우연히 듣게 된 ‘우리 엄마’를 찾는 종일이의 전화에 확 두 눈이 뜨거워집니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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