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 얘기마을(151)
넉넉한 사랑
근 한 달 동안 훈련을 하느라 고생한 군인들을 위해 떡이라도 조금 해서 전하면 좋겠다는 말을 모두가 좋게 받았습니다. 맘씨 좋은 형님 같은 인상의 대대장도 교인이고 하니 부대선교를 위해서도 좋을 듯싶었습니다.
교회 형편이 형편인지라 방앗간에서 서너 말 쌀을 사서 떡을 만들어야지 싶었는데, 잠깐 기다려보라 한 교우들이 어느새 서로들 쌀을 모았습니다. 한 말 두 말 늘어난 쌀이 제법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마을 몇 분도 쌀을 보태 어느새 모은 쌀이 한 가마에 이르렀습니다.
기꺼운 참여, 군에 간 아들 둔 부모도 있고, 군인들 바라보는 마음이 다 내 자식 같아 쌀을 모으는 마음들이 기꺼웠습니다. 서둘러 방아를 돌리고 뜨끈한 절편을 만들어 전했습니다.
한 가마나 되는 떡을 전하면서도, 떡 한 조각씩이나 돌아갈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는 교우들, 사랑의 넉넉함을 난 정말 오랜만에 마주했습니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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