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 얘기마을(152)
고추 자루
망치 자루처럼, 마른 몸매의 지 집사님이 한 자루 고추를 이고 간다.
부론장에 고추를 팔러가는 길이다.
며칠 전엔 여주장까지 가 고추를 팔고 왔다.
스물일곱 근, 아귀가 터지도록 고추 자루 묶어 맸지만 한번 팔고 와 몇 집 잔치 부조하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곶감고치에서 곶감 빼먹듯 한 자루 한 자루 줄어드는 고추들.
버스 운전사 눈치를 보며 지 집사님이 고추 자루를 싣는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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