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308)
엎드린 산
산이
늠름하게 서 있는 줄만 알았는데
엎드려서 온 땅을 끌어안고 있었구나
먼 산등성이
등줄기를 따라서 내려앉은 흰눈이 하얗다
맨 먼저 아침해를 맞이하면서도
맨 나중에 봄이 되는 산꼭대기
별빛이 닿는
하늘 아래 맨 처음 땅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흰눈이 내려앉는 듯 우러르며
내려놓는 숨결마다 엎드려
오체투지하는 산처럼 그 품에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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