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얘기마을(203)
브레이크
고장 난 브레이크를 고치기 위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를 끌고 원주 시내 정비소에 다녀왔다는 이웃교회 목사님의 말을 섬뜩한 마음으로 듣습니다.
아무리 살살 조심조심 갔다 하여도 어떻게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를 이끌고 시내를 지나갈 수가 있었을까 잘 이해가 안됐습니다. 다른 부분이면 몰라도 고장 난 데가 브레이크라면 그건 차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고장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달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세우는 것, 세워야 할 때 세우지 못하는 것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더 빨리 달리는 차를 만들려면 그만큼 잘 듣는 브레이크가 뒤따라야 합니다. 달리는 차를 확실하게 세울 수 있는 브레이크, 그 제동력이 차의 속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되어야 합니다.
달리는 속도와 제동력의 관계, 정신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그 속도에 비해 제동력이 너무 허약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겐 달리는 속도에 대한 관심보단 우리 삶을 멈춰 세울 수 있는 제동력에 대한 관심이 더 중요합니다.
고장 난 브레이크 이야기로 인해 우리 삶의 제동력을 돌아보게 됩니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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