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끝정자로 내려가 안 속장님과 속장님의 언니를 태우고 작실로 올라갔습니다. 며칠째 앓아누워 있던 속장님의 언니가 작실 집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속장님 또한 몸이 안 좋은 상태지만 더 아픈 언닐 혼자 보낼 수가 없어 속장님이 언니를 따라 나섰습니다. 며칠 동안을 텅 비어있던 썰렁한 집으로 들어서는 두 사람의 눈에서 핑그르르 눈물이 돕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네들, 게다가 걸음도 편치 않은 병약한 몸들입니다.
내려오는 길, 김천복 할머니 댁에 들러 할머니를 모시고 부론으로 나왔습니다. 밀려있는 객토 대금을 갚으러 농협에 가는 길입니다. 허리 굽은 여든의 노인네가 콩과 깨, 고추 등을 장에 이고 가 푼푼이 팔아 모은 돈으로 농협 빚을 갚으러 갑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웃으며 나누지만 할머니 모시고 빚 갚으러 가는 길은 우울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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