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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말동무

by 한종호 2021. 2. 5.


사람의 몸을 받고 태어나
이 아름다운 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가

돈과 건물과 권력과 명예와 인기와 성공을 위한 
일이 우선이라면 얼마나 힘 빠지고 
재미없는 걸음 걸음인가

돈이 있든지 없든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인기가 별로 없어도
성공이라 부를만한 것 딱히 없어도

말이 통하는 
동무 하나만 별처럼 있다면 

말이 통하는 
말동무 하나를 만나고 싶어서

아무 책이나 읽으면 
아무 동무나 만나게 될까 봐 겁나

밥은 굶어도
책은 아무 책이나 읽지 말자

어려서부터 
굳은 마음 먹었지

말문이 막히고
숨통이 막히는 

오늘 같은 날에도
말동무 삼아서 글을 읽는다

먹먹함 한 줌 고이면
가슴 웅덩이 물길 터주려

차 한 모금 
홀짝 홀짝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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