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누군가를 만나
소화되지 않는 말이 있지
목에서 걸리고
가슴에 맺히는 말 한 마디
저녁답 쪼그리고 앉아 군불로 태워버릴
부뚜막 아궁이도 내겐 없는데
한겨울밤 문틈으로 바람 따라 보내버릴
엉성한 문풍지도 내겐 없는데
사방이 꽉 막힌 방에서
말이 통하지 않으니
물 한 모금 넘기지 못하고
숨통이라도 트려고
빠져나갈 구멍을 찾다가
몸을 지으실 때 가장 연약한 틈
눈물샘으로 흐른다
가슴이 나를 대신해서
나를 위해서 말없이 울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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