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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얘기마을

봄(10)

by 한종호 2021. 3. 27.



낡은 종탑 종소리 울려 퍼지는 주일 아침
목양실 창문을 통해 예배당을 찾는 교우들을 봅니다
지팡이를 짚기도 했고
유모차에 의지해 걸음을 떼기도 합니다
수술을 받은 이도 있고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바다만큼은 아니라 해도
분명 운동장보다는 클
아픔과 갈망
채울 길이 무엇일지 아뜩해지는데
어깨마다 내리는 환한 햇살
그러면 된다고
한 줌의 은총이면 족하다고
어느새 내 안으로도 드는
한 줄기 햇살 

-<얘기마을>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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