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아저씨가
"등기왔습니다!"
싸인을 받으시고
대문을 나서려는데
우리집 대문지기 복순이가
"멍~멍~멍"
집배원 아저씨가
허리를 구부리시며
덩치 큰 복순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복순이는
땅에 납작 업드리며
큰 앞발로 아저씨 신발을 꼭 붙잡고 안 놓아준다
집배원 아저씨는
"반갑다고? 형아~ 이제 가야한다아" 하시고는
바쁜 걸음으로 대문을 나서며
오토바이에 올라타신다
그 짧은 순간
망설이다가 건넨 아쉬운 한마디
"오빠얀데요..."
아저씨가
"아, 그래요!" 하시며
한순간 푸른 하늘처럼 멍해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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