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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문향(聞香)

by 한종호 2021. 10. 1.

 



하얀 박꽃이 더디 피고
하얀 차꽃이 피는 시월을 맞이하며

하얀 구름은 더 희게
푸른 하늘은 더 푸르게

무르익어가는 이 가을 하늘이
먼 듯 가까운 얼굴빛으로 다가오는 날

들음으로써 비로소 열리는 
하늘문을 그리며

문향(聞香)
차꽃의 향기를 들으며 생각합니다

올해도 감사히
모든 꽃들이 제 향기를 내뿜을 수 있음은

꽃들을 둘러싼 
없는 듯 있는 하늘이 

늘 쉼없는 푸른 숨으로
자신의 향기를 지움으로 가능한 일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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