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반가운 손님 부른다는 
뒷동산 까치의 울음은 
언제부턴가 효력을 잃어 빈 울음 되고 
 
빈 들판
느긋한 날갯짓
까마귀 울음만 가슴으로 찾아들어 
가뜩이나 흐린 생각
어지럽힌다.

수원 어딘가에서 기계를 돌린다는 
부천 어디선가 차를 운전한다는 
자식, 자식들.
내 여기 흙이 된다 한들
너덜만은 성해야 하는데.

빈 들판 지나 빈 가슴으로
까오까오 
오늘도 
까마귀 지난다.

-<얘기마을> 1989년

'한희철의 '두런두런' > 한희철의 얘기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이 많은 서울  (0) 2021.10.07
전기밥솥  (0) 2021.10.06
까마귀  (0) 2021.10.05
광철 씨의 속 얘기  (0) 2021.10.04
어떤 감사헌금  (0) 2021.10.03
속장님에겐 눈물이 기도입니다  (0) 2021.10.02
post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