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서일과와 묵상노트

나도 싸우고 싶거든!

by 한종호 2022. 8. 18.

 

*오늘의 성서일과(2022818일 목요일)

 

시편 103:1-8, 시편 71:1-6, 민수기 15:32-41, 예레미야 6:1-19, 히브리서 12:3-17

 

*꽃물(말씀 새기기)

 

너희가 죄와 싸우되 아직 피 흘리기까지는 대항하지 아니하고.”(히브리서 12:4)

 

*마중물(말씀 묵상)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내가 젊은 목사라는 소리를 들을 때 교단에 소속되어 있는 대 선배 목사가 인도하는 부흥회를 참석했다. 같은 지방회에서 열린 부흥회에 작은 교회 목사는 여지없이 참석해야 하는 것이 관례요, 의무 같은 것이었기에 군말 없이 참석했다. 그날 선배는 핏대를 세워가며 이렇게 소리쳤다.

여러분은 죄와 싸우는데 피 흘리기까지 싸웠습니까? 내가 보기에는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어요.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은 목사는 큰 목회를 할 생각을 접어요. 하나님이 결코 쓰시지 않으니까.”

한참을 야단맞고 나니 얼얼했다. 나는 당시, 40명 정도 모이는 읍 단위 교회에서 치열하게 사역하며 많이 번 아웃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서울에서 사업하다가 실패하여 도망 온 사람들이 즐비한 지역이기에 상처투성이인 영혼들이 지천에 있었기에 그들을 싸매주기 위한 목회에 온 힘을 기울였다. 결손 가정이 너무 많아 툭 하고 치면 혈기 왕성하게 대드는 자들을 목양하기 위해 한눈 팔이 할 여백이 1도 없던 곳에서 사역했다. 선배에게 조금은 위로 받고 싶었는데 그날 확인사살을 당했다. 히브리서 124절은 내게 이런 웃픈 추억을 남겨준 본문이다.

그냥 객담(客談) 한 마디, 그날 부흥회에 참석하여 나오면서 이렇게 투덜거렸다.

우 씨, 누군 피 흘리고 싸우고 싶지 않아 안 싸우나. 싸울 기력조차 없으니까 못 싸우지.”

말씀은 언제나 부담이다. 거룩하지만 힘겨운 부담.

사족 하나, 그 선배는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금전적인 문제의 내홍에 휩싸여서. 아이러니다.

*두레박(질문)

 

히브리서 124절은 곱씹어도 원론적으로 너무나 정확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지만 나는 그 말씀에 적극적으로 순종하고 있는가?

 

*손 우물(한 줄 기도)

 

주님, 죄와 피 흘리기까지 싸우게 하옵소서. 제발.

 

*나비물(말씀의 실천)

 

그럭저럭 타협하지 말자. 특히 죄의 내용들과는 바울의 말처럼 그것들에게서 돌아서자.

 

*하늘바라기(중보기도)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한결 작아졌다. 가을로 치달리는 계절의 여운 때문이다. 하나님, 이 땅에 자연적인 재해가 너무 심해졌습니다. 창조의 섭리를 어기는 공동체를 용서해 주시고, 하나님이 만드신 그대로 다시 회복되게 하옵소서. 특히 4대강 보가 다시 열리게 하시고. 할 수만 있다면 보 건설로 망가진 삼천리금수강산의 물길이 다시 힘차게 흐르게 하소서.

 

이강덕/제천 세인교회 목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