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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마음 하나에 글씨 하나

by 한종호 2025. 6. 22.





어린 마음에
내 방이 있었으면

몸이 다 자라서는
작으나마 내 집이 있었으면

평범한 소망을 따라서
이제는

내 집이 있고
내 방이 있는데

그래도 마음은
몸 둘 곳 없다 한다

숨과 숨마다 깨어
눈을 감아도 보이는

푸른 하늘과
땅을 둘러보아도

이 땅에
머리 둘 곳 없다 하시며 

말끝마다
가리키시던 마음

그 하얀 마음을 닮은
하얀 종이 앞에서 

처음 마주했던 
우주

그 까마득한 공간 안에서
나의 손끝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서성이고 있는


어둔 마음에 뜬
글씨 하나는 별 하나

가슴에 품는다
푸른 싹이 트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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